[Tech] 프로젝션 맵핑(1)
얼마전 LUMA Projection Mapping Festival을 소개하면서 프로젝션 맵핑에 대해서 잠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프로젝트 장비는 미디어 장비 중 조명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고 한때 조명장비로 출시되기도 했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버린 ‘Digital Light’라는 장비입니다. 무빙라이트와 빔프로젝트를 결합해서 기존의 조명장비가 가진 한계를 벗어나려는 시도로 주목을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프로젝트의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데 반해 장비의 가격이 만만치 않아 사용자에게 크게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High End에서 출시한 DL 시리즈, Robe의 DigitalSpot을 사용해보면서 앞으로 다가올 조명의 변화에 마음 설레어 했던 것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최근에는 프로젝트의 밝기나 화질이 많이 개선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광원도 레이저로 바뀌면서 화질이 개선되고 유지비용도 줄었습니다. 아쉽게도 아직 조명장비와 결합된 제품이 나온다는 소식은 없지만 조명의 한 분야로 생각을 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년 손꼽아 기다리면서 보는 유로비젼에서도 메인 배경으로 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지만 프로젝트 맵핑을 사용한 무대가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인물에 들어가는 조명이나 무대 조명과 간섭을 피해야 하는 한계가 있지만 프로젝션 맵핑을 통해서 표현할 수 있는 특별한 무대 연출를 연출해서 다른 무대에서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Elina Nechayeva – La Forza (Estonia) – Eurovision 2018
Sergey Lazarev – You Are The Only One (Russia) – Eurovision 2016
프로젝션 맵핑 (Projection Mapping)은 스크린으로 사용될 벽이나 실내공간 혹은 여러가지 오브제가 가지고 있는 재질과 컬러를 고려하여 디자인한 영상을 프로젝터를 통해서 이미지를 투영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이 다른 성격을 가진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착시현상을 이용하여 새로운 증강현실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프로젝션 맵핑을 통해 구현되는 이미지는 오브제나 공간에 새로운 형상을 덧입혀 확장된 이미지나 공간감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프로젝션 맵핑은 건축물의 외벽을 비추는 미디어 파사드와 같은 의미로 사용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 파사드는 건축물 외면의 중심을 가리키는 ‘파사드’와 ‘미디어’의 합성어로 건물의 외벽에 LED를 설치해 미디어 기능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건축물의 시각적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정보전달의 매개체로 사용하는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파사드가 건축물에 국한된 개념이라면 프로젝트 맵핑은 모든 대상을 스크린으로 사용할 수 있는 차이가 있습니다. 요즘은 프로젝션 맵핑을 사용하는 미디어 파사드를 ‘프로젝션 파사드’라는 용어로 구분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프로젝션 맵핑은 다른 미디어 장비에 비해서 적은 비용으로 짥은 시간에 멋진 퍼포먼스를 구현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벤트나 미디어 아트와 같은 공연 뿐만 아니라 광고나 홍보와 같은 상업적인 분야에서도 폭넓게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미디어를 활용한 전시회에서 빔프로젝트를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블로그에서 한번 소개한 적인 있는 ‘빛의 벙커: 클림트’전도 빔프로젝트를 사용한 전시회였습니다.
하지만 프로젝션 맵핑을 사용하기위해서는 여러가지 제약 조건을 고려해야 합니다. 우선 빛을 이용해서 이미지를 투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다른 조명과 간섭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방송이나 무대에서도 프로젝션 맵핑을 사용하기 위해서 사전에 많은 협의를 거치고 철저한 기획이 필요합니다. 특히 방송과 같이 스튜디오에서 많은 조명장비를 사용하는 분야에서 프로젝트를 적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또한 사전에 기획된 컨텐츠와 실제 대상물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맵핑을 정확하게 할 수 없어 전체적인 퀄리티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맵핑과 컨텐츠의 디자인 그리고 이를 고려한 프로젝트의 위치선정과 설치 등 고려해야할 부분이 많습니다.
방송에 적용한 사례로 2016년 KBS1 TV에서 방영된 시사 교양 프로그램 ‘천상의 컬렉션’이 있습니다. 한국의 문화재를 다룬 예능 프로그램으로 세 명의 진행자가 문화재 속에 담긴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흥미롭게 전달하고 평가단이 투표하는 경연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방영 당시 흥미로운 소재와 함께 세트 디자인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주 무대는 문화재와 역사적인 장면을 담은 영상을 배경으로 사용하였습니다. 대부분 이런 세트에서 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데 이 프로그램은 프로젝트 5대를 이용해서 세트에 맵핑하여 진행을 했습니다. 배경에 사용된 영상도 7600*1440 픽셀로 제작되어 방송에서 새로운 시도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저도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관심있게 지켜보았습니다. 방송에 프로젝션 맵핑을 적용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꼭 한번 다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근무하는 회사에서도 올해 프로젝트 맵핑 시스템을 도입해서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 1대의 프로젝트를 사용하고 있어 다양한 맵핑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조명장비가 가진 한계를 넘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어 많은 경험과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GSShop 프로젝션 맵핑 시스템
다음편에서는 프로젝션 맵핑(2)에서 필요한 장비와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